스페셜티 커피

스페셜티 커피란 무엇인가?

고윤신 2025. 3. 30. 23:35

스페셜티 커피란 무엇인가 – 품질 평가의 기준들

1. 스페셜티 커피의 정의 – Specialty Coffee란?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는 단순히 ‘맛있는 커피’ 그 이상입니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에 따르면, 스페셜티 커피는 100점 만점의 평가 기준에서 80점 이상을 받은 고품질 커피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점수만으로 정의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서 세심한 관리와 철학이 담긴 커피를 가리키죠.

스페셜티 커피는 생산지의 테루아(토양, 기후, 해발고도 등)에 따라 고유한 향미를 가지며, 커피 체리가 수확되는 순간부터 로스팅, 추출, 서빙까지 각 단계가 체계적으로 관리됩니다. 일반 상업용 커피는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중심이라면, 스페셜티 커피는 ‘한 잔’에 집중하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2. 품질 기준 – SCAA 기준과 커피 점수 시스템

스페셜티 커피의 품질 평가는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을 따릅니다. SCAA는 커피 품질을 평가하기 위한 항목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향(Aroma), 맛(Flavor), 산미(Acidity), 바디(Body), 밸런스(Balance), 애프터테이스트(Aftertaste), 클린컵(Clean Cup), 단맛(Sweetness), 균일성(Uniformity), 전체 인상(Overall).

이 각각의 항목에 대해 커핑(Cupping)을 통해 평가하며, 그 합산 점수가 80점을 넘는 커피만이 스페셜티로 인정받습니다. 이 점수는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커피의 품질을 말해주는 ‘언어’입니다. 예를 들어, 향미가 복합적이고, 입 안에서의 질감이 부드러우며, 산미와 단맛이 조화를 이루는 커피가 고득점을 받습니다.

3. 커핑(Cupping) – 맛의 언어로 커피를 평가하다

커핑이란 커피를 평가하는 공식적인 테이스팅 절차입니다. 로스팅한 커피 원두를 일정한 조건에서 분쇄하고, 정해진 비율로 뜨거운 물을 붓고 일정 시간 우려낸 후 향과 맛을 감별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시음이 아니라, 품질을 수치화하기 위한 정밀한 절차입니다.

제가 카페를 운영할 당시 커핑은 새로운 원두를 고를 때나 로스팅의 정도를 조절할 때 반드시 거쳤던 과정이었습니다. 같은 원두라도 로스팅이나 추출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커핑은 커피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4. 향미 노트와 휘발성 화합물 – Flavor Wheel로 읽는 커피

스페셜티 커피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개념이 바로 ‘향미 노트(Flavor Note)’입니다. 우리가 흔히 듣는 ‘블루베리 향’, ‘재스민 꽃 향기’ 같은 표현은 그냥 상상이 아니라, 실제 휘발성 화합물(VOCs)이 만들어내는 향입니다.

SCAA는 이런 향미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커피 향미 휠(Flavor Wheel)'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커핑 중 커피가 어떤 향을 내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 내추럴 커피에서 블루베리 향이 난다고 할 때, 이는 해당 커피가 자연 건조된 공정 속에서 특정한 화합물이 생성되었기 때문입니다.

5. 지속 가능성과 스페셜티 커피 – 윤리적 소비의 시작점

스페셜티 커피는 단지 맛과 향만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역시 매우 중요한 가치입니다. Roast Magazine에서는 공정무역을 넘어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접 거래(Direct Trade), 여성 농장주 지원, 친환경 가공 방식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커피 사례를 소개합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스페셜티 커피는 ‘윤리적 소비(Ethical Consumption)’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내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한 농부의 삶을 바꾸고, 더 건강한 커피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은 소비자들의 행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6. 한국 시장에서의 스페셜티 커피 – 우리가 마시는 커피의 현재 위치

한국에서도 스페셜티 커피라는 용어는 흔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SCAA 기준을 충족하는 커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스페셜티'라는 말이 마케팅 용어로 사용되기도 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준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카페를 운영하면서 품질 좋은 생두를 구하려고 애썼고, 직접 커핑을 통해 향미와 균일성을 체크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좋은 커피는 단순히 브랜드나 포장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철저한 품질 관리와 투명한 정보 공개가 있어야만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7. 나의 커피 경험과 다짐 – 스페셜티 커피를 전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수년간 카페를 운영하면서, 커피 한 잔에 담긴 복잡하고도 섬세한 세계를 조금씩 배워왔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커피는 저에게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생산자와 로스터, 바리스타와 손님을 잇는 커피의 여정은 언제나 흥미로웠습니다.

이제는 블로그를 통해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려 합니다. Roast Magazine과 같은 전문 자료를 바탕으로, 저만의 경험과 통찰을 더해 독자들과 커피의 깊이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단지 정보 제공을 넘어, 누군가의 하루에 향기로운 한 문단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는 커피 트렌드, 로스팅 기술, 향미 노트, 카페 창업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작지만 진심 어린 통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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