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 커피

커피 향미의 과학과 예술

고윤신 2025. 4. 20. 13:26

커피 향미의 과학과 예술 – Le Nez du Café가 알려주는 감각의 세계

1. 향미(Flavor)의 본질: 감각과 감정의 교차점

커피 한 잔을 마실 때 우리의 뇌는 다채로운 작업을 동시에 수행한다. 혀는 맛(taste)을, 코는 향기(aroma)를, 입은 질감(mouthfeel)을, 마음은 기억과 감정을 불러낸다. 이 모두가 결합된 것을 우리는 '향미(flavor)'라고 부른다.

단순히 단맛이나 신맛을 구분하는 것을 넘어, 향미를 인식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는 건 감각과 언어, 그리고 감정의 해석이 동반되는 고차원적 경험이다. 이 경험을 훈련하고 확장하는 것이 바로 향미 교육의 본질이다.

2. 향기 키트의 대표주자: Le Nez du Café

프랑스어로 '커피의 코'를 의미하는 Le Nez du Café는 커피 향미를 체계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아로마 키트다. 36가지의 대표적인 커피 향을 작은 병에 담아 제공하며, 각각의 향은 실제 커피의 테이스팅 노트에 자주 등장하는 아로마를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키트는 단순히 향을 맡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향이 어떤 느낌을 유도하는가', '어떤 조합이 커피를 더 인상적으로 만드는가'를 훈련하는 데에 유용하다. 커피 초보자부터 프로 바리스타, 커핑 심사자에 이르기까지 널리 활용되는 이유다.

3. 훈련의 목적: 표현력을 키우는 감각 언어의 학습

우리는 보통 '좋다', '별로다', '향긋하다' 같은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지만, 향미 평가에서는 이보다 구체적인 언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베리향’, ‘시트러스’, ‘스파이시’, ‘꽃향기’ 등의 단어는 국제적인 테이스팅 커뮤니케이션에서 공통어로 쓰인다.

Le Nez du Café는 이런 표현을 훈련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반복적으로 향을 맡고, 그 향을 단어로 연결하는 훈련을 통해 커피의 복잡한 향미를 더 잘 구분하고,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게 된다.

4. 향미는 문화적 기억이다

한 사람에게 '로스팅된 땅콩향'이 어릴 적 간식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듯, 향미는 단순한 감각 이상의 것을 포함한다. Le Nez du Café는 개인의 기억, 문화, 경험이 감각과 만나는 지점을 탐색하는 도구가 된다.

같은 향을 맡아도 사람마다 떠올리는 이미지가 다른 이유는, 향이 개인의 기억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향미 훈련은 커피를 '맛있는가 아닌가'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가'를 해석하는 감성적 분석이기도 하다.

5. 커피 커뮤니케이션의 공용 언어

전 세계 수많은 생산자, 바이어,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이야기할 때 같은 단어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향미 언어는 국제적인 공용어의 기능을 한다.

Le Nez du Café 키트는 그러한 언어를 훈련하는 교과서 역할을 한다. 특히 커피를 수출입하는 로스터, QC 담당자, 심사위원들에게 이 키트는 국제적 기준에 맞는 표현력을 익히는 데 필수 도구가 된다.

6. 향미 교육의 접근성과 미래

향미 교육은 꼭 고가의 장비나 훈련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맡는 꽃 향기, 과일 껍질, 베이킹 스파이스의 냄새를 의식하며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훈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Le Nez du Café는 이러한 일상의 훈련을 정교하게 만들고, 반복 가능한 기준을 제공해주는 매우 강력한 보조 도구다. 커피 애호가라면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카페에서 중간 쉬는 시간동안 아로마 키트로 점심 내기를 자주 했었는데 레몬차를 만들기 위해서 레몬을 많이 만져야 했는데 레몬향 만큼은

매번 맞췄던 추억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