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 세계 챔피언의 비밀 루틴
커피 한 잔의 품질을 결정짓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그 핵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커피를 대하는 태도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하루 전체를 커피로 설계하는 삶의 방식에 가깝다.
이 글에서는 세계 대회를 제패한 바리스타들이 공유한 루틴 속에서, 우리가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가치와 영감을 찾아본다.
1. 하루는 커핑으로 시작된다
많은 챔피언들이 공통적으로 실천하는 루틴은 하루 첫 시간에 커핑을 진행하는 것이다. 다양한 원두의 향미를 비교하며 감각을 깨우고, 그날의 커피 컨디션을 파악하는 것이다.
커핑은 단순한 시음이 아니라, 미세한 차이를 감지하고 표현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감각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식단, 수면, 심지어 치약 종류까지 조절하는 이들도 있다.
2. 손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은 '기록'
챔피언 바리스타들은 로스팅 시간, 추출 온도, 수율, 향미 노트 등을 꼼꼼하게 기록한다. 이 기록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을 객관화하는 훈련도구가 된다.
세계 대회 우승자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실수는 용납된다. 그러나 기록 없는 실수는 반복된다." 그만큼 기록은 커피를 수치와 감각, 감성과 논리로 모두 다룰 수 있게 만든다.
3. 장비와 몸, 둘 다 '세팅'한다
바리스타 챔피언들의 루틴은 추출 전 '준비 운동'에서 시작된다. 머신의 온도 예열, 포터필터 점검, 분쇄도 확인은 기본이고, 본인 몸의 컨디션 체크까지 포함된다.
어깨를 푸는 스트레칭, 손목 돌리기, 호흡 정리 등은 짧지만 매우 집중된 시간이다. 최고의 한 잔을 내기 위한 몸과 마음의 정렬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4. 청소와 정리는 기술의 일부다
챔피언들은 늘 청결한 작업대를 유지한다. 커피 찌꺼기 하나, 우유 자국 하나 없이 정리된 머신은 단순히 보기 좋기 위함이 아니다. 정리 상태는 집중력과 연결되며, 위생은 곧 기술의 신뢰도를 높인다.
대회 심사 기준에서도 청결과 효율적인 동선은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는 실제 매장 운영에서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5. 루틴이 만든 우승, 일상이 만든 장인
한 명의 바리스타가 무대 위에서 15분간 보여주는 장면 뒤에는, 매일 반복되는 조용한 루틴이 있다. 일상의 습관이 누적되어 기술이 되고, 태도가 되고, 결국 무대에서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만났던 한 바리스타는 매일 같은 시간에 커핑을 하고, 하루에 같은 컵으로만 연습을 했다. 그 반복이 지루하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매일 마시는 커피가 같지 않듯, 매일 같은 연습도 결코 같지 않아요. 커피는 늘 살아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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